Azin Lim, Eternal blue hair, the artist’s blue hair and wooden frame, 6x11x4.5 cm, 2021

임아진, <영원한 파란 머리> 작가의 파란색 머리카락과 나무 액자, 16x11x4.5 cm, 2021


About blue hair

I imagine flaming blue hair growing all over my body. I envision every folicle in my body- from my head and eyebrows all the way to arms, legs, armpits and groin- all sprouting vivid blue hair.

Blue hair is un-natural and trans-human. It can only be temporarily achieved after repeated bleaching and dying, but during this laborious trans-humanizing process, the hair will loose its shine, get irrevocably damaged, or fall out entirely. Moreover, the color will soon fade, and the scalp will spew black hair as if mocking the effort. Eternal and complete blue hair does not exist. Eternal blue hair is an ideal, a dream.

Blue is powerful. Compared to red fire, which is 600~800℃, the temperature of blue hair is 1,400~1,650℃— the hottest fire.

Blue is rational. Blue does not yield itself to all the fervent emotions Pink and Red associates with.

Blue is beautiful.

Once again, I imagine eternal blue hair sprouting all over my entire body.

If the day comes when every little fuzz on my body grows blue, wouldn’t I be stronger, more rational, more beautiful— and wouldn’t there be an ideal world ahead of me?


파란 머리에 대하여

온몸에서 타오르듯 강렬한 파란 털이 자라나는 상상을 한다. 머리칼, 눈썹, 팔, 다리, 겨드랑이, 사타구니까지 신체의 모든 모근이 선명한 푸른색을 뿜어내는 광경을 머릿속으로그려본다.

파란 머리는 비자연적이다. 수차례의 탈색과 염색 후 잠시나마 생생한 푸른 머리칼을 가지게 될 수도 있지만, 그 험난한 과정에서 머리털은 이내 윤기를 잃어 바스러지고, 끊겨 떨어져 나가고 만다. 그마저도 금세 색이 바래고, 두피는 노력을 비웃듯이 새로운 검정 머리를 까맣게 토해낼 것이다. 영원하고 온전한 파란 머리는 없다. 영원한 파란 머리는 이상향이자 꿈의 영역이다.

파랑은 강하다. 빨강 불이 600~800℃인 것에 비해 파랑 불은 1,400~1,650℃로, 가장 뜨거운 불이다.

파랑은 이성적이다. 파랑은 핑크와 빨강에 엉겨있는 열렬한 감정들에 휩쓸리지 않는다.

파랑은 아름답다.

다시 한번 완전하고 영원한 파란 털들이 전신에서 자라나는 상상을 한다.
솜털 하나까지 파래지는 그날이 온다면, 더 강하고, 이성적이고, 아름답고, 온전해진 내 앞에는 이상적인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